문득 서러운 생각이 들었다.
내 아내의 이야기다.
내 아내는 올해 37살이다.
내가 처음 아내를 만난게 아내 나이로 23살 이였나보다.
참 오래도 사귄 벗이다.
지금 내 아내는 의학전문 대학원을 나와서 모 대학병원 레지던트 4년차이다.
그녀는 올해가 지나면 전문의 자격을 갖게 된다.
그녀가 속한 병원은 제 2병원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그녀가 팰로우(임상조교수)로 남게된다면, 교수가 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.
난 그녀에게 은근히 팰로우 제안을 할 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.
지난 몇 년동안…
사실 그녀의 전공은 외부로 나와서 개원을 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.
페이닥터로 취업을 한다고 해도 지금 보다 헐씬 많은 보수를 약속 받을 곳은 얼마든지 있다.
다만, 나는 그녀가 돈 보다는 명예를 지켜줄 것을 희망했다.
그런 그녀가 내게 이야기 했다.
자신은 지난 37년간 특별한 이유없이 ‘고시생’으로 살았다고…
단 한 해도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다고…
슬퍼졌다.
그리고 오늘 지난 몇년간 사진들을 찬찬히 훑어 봤다.
서러워졌다.
사랑스런 내 아내의 모습이 너무 낯설었다.
분명 우리는 그 시절을 함께 했는데,
아내는 너무 아름다웠다.
특히 최근 3년간 내가 벤처 사업하는 동안 찍은 사진을 보다보니,
특별히 좋은데 가서 좋은 것을 먹은 기억도 없고,
특별한 날이라고 선물을 하거나
그 흔한 꽃 한송이 가져다 준적도 없었다.
이런 놈을 서방이라고….
돈보다, 명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,
그것은 자유일 것이다.
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내 욕심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심란하다.
내게 가장 아름 다운 시간을 이렇게 보내고 있다는게 서러워졌다.
정리해야겠다.